1인 창업

개발자의 1인 창업 기록 (번외 2) — 사업 경비, 개인카드로 놓친 24,000원까지

secondbranch 2026. 8. 15. 09:56

첫 부가세 신고를 하며 제일 많이 검색한 말이 "이건 경비가 되나?"였습니다. 잘 넣은 것도 있었고, 넣을 수 있었는데 어이없게 놓친 것도 있었어요(개인카드로 낸 공유오피스 비용을 빠뜨렸습니다). 거기에 "부가세는 공제가 안 되는데 소득세 경비는 되는" 헷갈리는 경우까지. 실제로 겪은 걸 실수까지 담아 정리합니다.

이 글은 개발자의 1인 창업 기록 시리즈의 실무 확장편입니다.

경비의 대원칙 — 4가지를 다 넘어야 합니다

세법상 어떤 지출이든 경비로 인정받으려면 네 가지를 모두 만족해야 해요.

  1. 사업 관련성 — 사업과 직접 연결된 지출인가
  2. 실제 지출 — 돈이 실제로 나갔는가
  3. 해당 연도(1~12월)에 발생했는가
  4. 객관적 증빙이 있는가

그리고 "이건 사업용이다"를 증명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. 증명 못 하면 경비가 아니에요.

잘 넣은 것

1인 개발자가 실제로 쓰는 것들은 대부분 경비가 됩니다.

  • 사업용 장비 — GPU를 849,000원에 샀는데, 그 해에 전액 즉시 비용으로 처리됐고 부가세 매입세액도 공제받았습니다. (왜 즉시인지는 아래 "100만원 갈림길"에서)
  • 도메인·호스팅 — 사업 운영에 쓰는 것이라 인정됩니다. 소프트웨어 구독료 같은 것도 사업용이면 같은 원리로 경비가 되고요.

★놓친 것 — 공유오피스, 그리고 되찾는 법

여기가 제일 솔직하고 제일 유용한 부분입니다.

저는 사업자를 내려고 공유오피스를 계약했는데, 이걸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했습니다. 그런데 첫 부가세 신고 때는 아직 사업용 카드를 홈택스에 등록하기 전이라, 토스뱅크 앱의 카드 사용 내역을 보고 매입을 하나씩 수동으로 입력했어요. 문제는 공유오피스가 개인 카드로 결제돼서 그 내역에 안 잡혔다는 겁니다. 세금계산서로 따로 넣었어야 했는데, 수동 입력에 정신이 팔려 그 24,000원(세액)을 놓쳤습니다. 세금계산서는 멀쩡히 받아뒀는데도요.

"개인카드로 냈으니 그냥 날린 건가?" 싶었는데, 알아보니 아니었어요.

  • 개인카드로 결제해도 상관없습니다. 매입세액 공제의 근거는 결제수단이 아니라 세금계산서 그 자체예요. 사업용 카드로 안 냈어도 세금계산서가 있으면 공제 대상입니다. 저는 카드 내역만 보고 입력하느라 그걸 놓친 거고요.
  • 놓친 매입은 "경정청구"로 되찾을 수 있습니다. 신고를 덜 받게 한 경우라 경정청구 대상이고, 법정신고기한으로부터 5년 이내면 신청 가능합니다. 홈택스에서 누락된 세금계산서를 증빙으로 넣어 청구하면 세무서가 검토 후 환급해줘요.

저는 아직 실제로 청구하진 않았고, 되찾을 수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된 단계입니다. 혹시 세금계산서 있는 지출을 개인카드로 냈다고 그냥 넘기신 분이 있다면, 놓치지 마세요.

★제일 헷갈린 것 — "부가세 공제"와 "소득세 경비"는 다른 얘기

이거 하나만 알아도 됩니다.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는 완전히 다른 세금이에요.

제가 구글 개발자 등록비를 냈을 때, 부가세에서는 매입세액 공제가 안 됐습니다. 해외 사업자라 한국 세금계산서가 없거든요(4편에서 다룬 이야기).

여기서 착각하기 쉬운 게 "부가세 공제가 안 되니 경비도 안 되겠네"입니다. 아니에요. 해외결제도 소득세 신고 때는 필요경비로 그대로 인정됩니다. 카드 전표·결제 내역·인보이스만 챙겨두면 돼요.

  • 부가세 매입세액 공제: 세금계산서 같은 적격증빙 필수 → 해외결제 불가
  • 소득세 필요경비: 사업 관련이면 인정 → 해외결제도 가능

AWS·구글·애플 같은 해외 서비스 쓰는 개발자라면 꼭 구분하세요.

알아보니 안 되는 것

  • ★본인 급여 — 개인사업자는 순이익 전체가 곧 내 소득이라, "나에게 월급 준다"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. 내 주머니에서 내 주머니로 옮기는 거니까요. (법인은 대표 급여가 경비로 인정 — 개인과 법인의 결정적 차이 중 하나)
  • 자택 월세 — 원칙적으로 가사비용이라 불인정. 사업 전용 공간을 물리적으로 구분하고 면적 안분하면 일부 되지만 세무조사 때 부인 리스크가 커서 신중해야 한다고들 해요. 저는 공유오피스를 따로 뒀으니 이 문제는 피했고요.

100만원 갈림길 — 즉시 비용이냐 감가상각이냐

  • 취득가 100만원 이하 → 그 해에 전액 즉시 경비
  • 100만원 초과감가상각으로 여러 해 분할 (컴퓨터·GPU 같은 비품은 보통 5년)

제 GPU는 849,000원이라 100만원 이하 → 그 해에 다 털었습니다. 200만원짜리였다면 5년에 나눠 처리됐을 거예요. 초기 세부담 관리에 은근히 중요한 기준입니다.

증빙 — 없으면 경비는 되는데 벌금이 붙습니다

  • 적격증빙: 세금계산서 · 계산서 · 신용카드 전표 · 지출증빙용 현금영수증 (소득공제용은 안 됩니다)
  • 3만원 초과는 적격증빙이 원칙
  • 없이 간이영수증·이체만 있으면 → 거래 입증되면 경비는 되지만 2% 가산세

그리고 제 공유오피스 실수에서 보듯, 카드 내역만 보고 입력하면 카드에 안 잡히는 세금계산서 건이 빠지기 쉽습니다. 사업용 카드 등록해두면 자동 수집돼 편하지만(저도 이 신고 끝내고서야 등록했어요), 세금계산서로 받은 건은 카드와 별개로 따로 챙겨야 합니다.

정리

  • 경비는 사업 관련 + 실제 지출 + 당해연도 + 증빙 4요건
  • 장비·도메인 등 사업 지출 → 대체로 인정 / GPU는 100만원 이하라 즉시 비용
  • 세금계산서 있으면 개인카드로 내도 공제 대상 — 놓쳤으면 경정청구(5년)로 회복
  • 부가세 공제 ≠ 소득세 경비 — 해외결제는 부가세는 안 돼도 소득세 경비는 됨
  • 본인 급여는 경비 아님(개인사업자), 자택 월세는 원칙 불인정
  • 100만원 이하 즉시 비용, 초과는 감가상각

세금은 개별 상황과 개정에 따라 달라지니, 애매한 항목이나 경정청구는 홈택스·세무대리인 확인이 안전합니다. 이 글은 1인 개발자가 처음 겪으며(실수까지 하며) 정리한 기록이에요.